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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13.08.14 09:43
  • 수정 2024.04.26 09:58

이재오 "노무현은 야당 손 들어주는 여유 있었다" 朴에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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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야당 원내대표 하기 힘든데 좀 도와주시죠. 양보 좀 하시죠”

▲이재오새누리당의원
▲이재오새누리당의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3일 자신이 한나라당 원내대표였던 지난 2006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청와대에서 만나 사학법 개정 문제를 둘러싼 정국 경색을 풀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이는 최근 국가정보원 개혁과 세제개편안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우회적으로 쓴소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2006년 4월 29일. 전날 울산에서 당 행사에 참석하고 김기현 의원·구청장·시의원들과 저녁을 먹고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이 대표, 내일 청와대 관저에서 조찬할 수 있어요’라고 했다”며 “순간 당황스러웠다. 당시는 사학법 개정 문제가 마무리되지 않아서 여야가 매일 싸우고 있을 때였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일단 그렇게 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 김기현 의원과 상의했다. 김 의원도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해 울산에서 밤늦게 차로 올라와서 광화문에서 목욕하고 바로 청와대 관저로 갔다”며 “김한길 여당 원내대표가 먼저 와 있었고, 노 전 대통령은 ‘갑자기 아침 먹자고 해서 미안하다’며 반갑게 대해줬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아침을 먹고 커피 한 잔을 하면서 노 전 대통령이 김 원내대표에게 ‘김 대표님, 이번에는 이 대표 손들어주시죠’(라고 했다). 나도 순간 당황했다. ‘야당 원내대표 하기 힘든데 좀 도와주시죠. 양보 좀 하시죠’. 순간 김 대표 얼굴이 굳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대표는 “대통령님, 당 분위기와 완전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당 분위기는 그게 아닙니다’라고 정색하며 말했고, 노 전 대통령은 ‘나도 당 분위기 잘 압니다. 지금 당이 내 말 듣겠습니까. 내 뜻이 그렇다는 것입니다’라고 답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어 김 대표는 “저는 당에 가서 보고해야 하겠습니다”하고 일어서서 나갔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 의원은 이후 노 전 대통령이 “둘이서 청와대 구경이나 합시다. 내가 안내하지요”라며 청와대 구석구석을 같이 구경했다고 소개한 뒤 “한 시간 넘게 노 전 대통령의 안내를 받고 헤어지는데 ‘이 대표님, 또 만날 수 있으까요’(라고 했다).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나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나는 그 날 두 가지를 배웠다”며 “김한길 여당대표에게는 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 앞에서 당의 입장을 분명하게 전달한 것과 노무현 대통령에게는 정국이 꼬여 여야가 싸울 때는 야당의 손을 들어주는 여유가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후 내가 원내대표를 그만둘 때까지 노 전 대통령를 직접 공격하거나 비난하기가 인간적으로 어려웠다”며 “지금은 고인이 된 분과 있었던 이야기가 오늘 따라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 7일 트위터를 통해 2006년 김한길 대표와의 등산길 일화에 빗대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당시 이 의원은 “정치는 조화의 예술이다. 먼저 판을 엎지 말고 대화해야 한다”며 “칠흑같던 어두운 시절도 넘겼다. 파트너를 궁지로 모는 것은 비겁하다. 정치가 꽃보다 아름다웠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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