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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입력 2016.12.29 14:06

[데스크칼럼] 정의선 부회장 "고객중심 경영" 공염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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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온 = 임경오 대표]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

"큰 변화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수반하지만 서두르지 않고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시장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 

“고객들은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는 현명한 소유 경험과 사용할수록 만족감이 높아지는 실용적 혁신에 감동한다"

정의선 현대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제네시스 출범 공식 기자 간담회에서 한 얘기들이다.

정 부회장은 내실을 쌓아가면서 실용적 혁신에 치중하고 고객을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 즉 고객중심 경영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행보를 보면 정 부회장이 토해냈던 말들은 공염불 내지 식언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들게한다.

본지 자매지인 컨슈머치 보도에 의하면 최근 현대기아차가 국내외 리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해 국내 소비자들을 차별하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출시한 일부 차량에서 결함을 발견해 리콜을 실시하더라도, 국내 출시된 동일 모델에 대해서는 리콜하지 않거나 가벼운 대책으로 일관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같은 주장에 대해 현대차 측은 "차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 단견으로는 최소한 이같은 논란이 촉발된 것은 정 부회장이 외치는 고객을 위한 도전, 내실 쌓기, 실용적 혁신 등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컨슈머치에 의하면 지난 9일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된 구형 그랜드카니발(현지명 앙투라지) 4만1,000여 대에서 후드래치 결함이 발견해 리콜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6월 14일에도 미국에서 판매된 투싼 8만1,000대에서 후드래치 결함이 발견돼 리콜을 실시했다. 카니발(현지명 세도나)에서도 역시 같은 부위의 결함으로 리콜이 이뤄졌다.

문제는 미국에서 세 모델이 리콜되는 동안 국내에서는 투싼(6만2,319대)만 리콜이 이뤄졌을 뿐이며 그랜드카니발과 카니발에 대해서는 그 어떤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 결함과 관련해 지난 4월 현대차는 미국에서 쏘나타 17만3,000대의 리콜을 진행했는데 국내에서는 이보다 앞선 지난 2월에 쏘나타를 포함해 아반떼, i30, 벨로스터 등의 차량에서 소음과 관련된 결함이 발견돼 MDPS 무상교체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는 결함을 인정하고 대대적인 리콜을 실시했지만 왜 국내 고객들을 대상으로는 사실상 봉 취급 당하는가.

소비자들은 블로그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 온라인 상에서는 “내외수 차별없다던 현기차, 결함만 생기면 내수 외수 부품은 서로 다른 부품”, “간만에 현기차 리콜 내수차별 지적 사이다!”, “국내에서는 일부 모델만 리콜해 또 하나의 국내 소비자 역차별 사례”등의 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유사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엔진 문제로 미국에서 리콜된 YF소나타 역시 미국에서는 공정상 결함을 인정하며 47만5,000대를 리콜했지만 국내에서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언론보도와 소비자들의 반발로 현대기아차는 뒤늦게 보증기간을 미국과 동일하게 연장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지만 이 역시 리콜이 아닌, 보증기간 연장이라는 편법을 택했다는 것이다.

자질구레한 사례가 더 있지만 이만 각설하겠다.

국내외 리콜 차별과 관련해서 현대차 측은 “지역별 특성에 따라 발생하는 결함이 다르지만 미국에서 리콜 시에는 전지역, 전차종을 리콜해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콜이 자주 진행되는 것처럼 보일뿐 국내외 차별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국내의 자발적 결함 인정은 20%도 안되지만 미국에선 절반 이상이 자발적 리콜이었다는 점에서 현대차 측의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컨슈머치가 취재한 정비업체들은 "결함을 인정했을 때 발생할 비용보다 무상 수리나 보증기간 연장 등이 비교적 비용이 적게 발생하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게 맞다면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정의선 부회장의 고객중심 경영이 뒷전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소탐대실이란 말이 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현대자동차의 기반인 한국이 무너지면 결코 글로벌 자동차그룹으로서의 위상 유지에 더 큰 비용을 들여야하는 현실에 마주할 것임은 자명하다.

정 부회장도 공식행사에서 말만 하는데 그치지 말고 일선에서 고객감동 경영을 실천하는데 적극 앞장서야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그룹으로 발돋움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뉴스온 발행인 임경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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